1. 중소 SI 개발자 취업 현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즉시 모 지역의 SI 회사로 취직했다. 당시 나는 컴공을 나왔지만, 대학 생활동안 악으로 박으로 버티며 코딩을 해온 사람이었기에... 사실 개발자로서 내가 적당한 사람인가? 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신은 다행히 나에게 또 다른 재능을 주었고, 각종 자격증 취득에 천부적인 재능을 부여받아 평타 이상의 학점과 자격증 등으로 개발 회사 취직에 성공했다.
2. 개발에 자신없는 사람이 SI 회사에 취직하는 법
일단 SI 회사는 스펙보다는 본 실력을 중요하게 보겠지만, 코딩테스트 (이하 코테)를 치지 않는 회사의 경우, 내 실력을 알 길이 없고 그래서 좀 괜찮아 보이는 스펙을 내밀고 면접에서 그럴싸하게 자신감을 보이면 합격하게 된다. 진짜임.
그래서, 컴공을 나왔지만 개발에 자신이 없으면 코테를 안 치는 회사에 지원하면 유리하다.
대신 전공 성적이 좀 괜찮아야 하는데, 학점이 저세상 레벨로 지하에 있던 친구도 어떻게 붙는 걸 보면 약간 운빨이나 지원군의 효력도 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취업이란게 참 특이한게,
분명 쟤가 나보다 더 잘하는데 떨어지기도 한다.
왜일까? 면접에서 어필을 잘 못 했나?
회사 면접관들도 그 친구가 아무리 개발을 잘한다고 적어놔도 믿거나 말거나이고, 어쨌든 그냥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거나 가능성이 있어보이거나,
때론 이 친구는 너무 잘해서... 우리 회사에 있으면 금방 나가버릴거야... 따위의 생각으로 뽑지 않기도 한다. 어차피 실제로 그런 능력있는 친구들은 그 회사를 도움닫기용 정도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초반의 우리들은 아주 미약하고 작은 개발 실력을 갖고 허세를 부려야 하는 시기였기때문에, 저런 넘사벽 같은 친구들이 있어도 채용 결과에 대해서 너무 미리 낙담하지는 말자.
3. 중소 SI 회사 취직에 성공하다

나의 경우 지방에서 좀 큰 편이었던 SI 회사에 취직했는데, 회사라기보다는 업체라고 부르는게 더 마음이 편한걸 보니.. 워라벨이나 그런 기억보다는 그냥 톱니바퀴 처럼 마구 굴려졌던 인상이 더 강하기 때문인 듯 하다.
일단 회사 자체가 칙칙하다. SI 회사 특징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여기는 큰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겉만 컸지 속은 70년대 모 도박장 느낌으로 칙칙하고 음울한 기운이 가득했다.
합격한 동기들과 첫 날, 정장을 입고 회사에 갔는데, 딱 들어가자마자, 아니 사실은 면접 보는 날부터 일단 분위기가 우울함을 느꼈는데 애써 모른 척 했을 뿐이다.
면접 보러 사무실을 지나가는데, 사무실안의 사람들 표정이 없었고 자세도 매우 피곤에 쩔어 불량했다.. 내 미래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일단 합격하고 보자, 하는 현실 우선주의로
도피하지않고 이곳에 들어오게 됐으나, 실제로 내가 퇴사할때쯤에는 나도 첫 면접날 봤던 그 사람들처럼 표정이 없고 잔뜩 지친 상태였다. 그리고 뉴비 (새 입사자들) 이 들어왔고 내 사무실 자리를 스쳤고 그렇게 일들이 회사에서 반복되어 가는거다.
4. SI 회사, 신입이 하는 일
일단 우리 신입 병아리들은 갓 대학을 졸업해서 정말 할 줄 아는게 없다. 아니 근데 나만 그랬다. 일단 다른 친구들은 그나마 개발에 흥미가 있거나, 자바 정도는 잘 다룰 줄 알아보였다.
그래서 나는 정말 일주일이라도 이곳에서 버틸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를 시험하는 마음으로 입사했는데 몇 년을 버티다 퇴사한것 보면,
SI 회사 합격, 당신도 할 수 있다.
우선 SI 회사가 뭐냐.. 말 그대로 개발 회사다.
각종 대한민국의 공공기관, 공기업 등에서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다.
예를 들면 그냥 지금 근처의 아무 회사나 들어가면 그 회사 직원들이 사내 시스템을 쓰고 있을것이 아닌가.
그 시스템은 그냥 나온게 아니다. 해당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html, css, java 등으로 만든게 아니라면 어딘가에서 납품받은 시스템이고, 그러면 그걸 만든 SI 하청업체가 또 어딘가에 있다는거다.
내가 제일 긴장했던건, 코딩을 극도로 싫어하는 컴공과 출신인 내가 <일단 개발하라> 같은 지시를 받으면 이제 어버버하다가 "너, 나가" 이렇게 되지 않을까 했다.
5. SI 회사에서 개발하는 방법, 걱정마세요
근데 일단 개발에는 순수 개발과 ... 툴을 사용한 개발? 그러니까 약간 개발을 쉽게 해주는 보조장치 같은게 있다.
SI 화사는 일단 개발을 안정적으로 빠르게 해서 하청을 준 소위 <갑 업체>에 제 기간내에 납품해야 하는것이 가장 큰 미션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같은 코린이도 쉽고 빠르게 화면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아용 자전거에 붙이는 보조바퀴 같은 개발 도구를 손에 쥐어준다. 이름하야 nexacro platform, websquare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건 전국 SI 회사 공통인듯.
화면을 일단 매우 빨리 만들 수 있고 문법도 if, else 문 쓸 줄알고 console.log 만 찍어볼 줄 알면 된다.
처음에 데이터베이스와 ajax 로 주소를 호출해, 화면과 쿼리사이의 데이터 결과를 연동하는 부분이 있긴한데
그냥 앞선 선배들이 해놓은대로 copy and paste 만 잘하면 문제없다. 심지어 그게 ajax 문법이었음을 나아아아아중에 알았는데 실제 ajax를 구현하는건 또 다르게 어렵지만, 이미 공통 함수를 사용해서 구현해놓은 ajax 는 매우 쉬운 수준이었다. 그냥 영어 문장 읽듯이 이해가 가능하단 말이다.
6. 마무리
다음 시간에는 SI 개발자 실제 업무에 대해 더 자세한 얘기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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